데이트폭력처벌법 피해자와 합의했는데 구속된 이유는?
50대 남성 A씨는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 목 부위에 식칼을 가져다 대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데이트폭력 처벌법 처벌이 아닌 특수협박죄로 법정에 선 A씨는 피해자가 A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처벌불원서, 그리고 반성문 등을 제출했는데요. 이러한 점이 참작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판결을 받은 지 겨우 1개월이 지난 시점에 A씨는 똑같은 범행을 또 저질렀습니다.
A씨는 처벌 수위가 높은 특수협박죄로 기소되었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다시는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반성문을 제출하여 선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반성문과 처벌불원서가 무색하게 동종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번에는 피해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는 집에 몰래 침입하기 위해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기까지 했는데요. 특히 식칼을 피해자가 아닌 자신의 배에 들이밀며 협박을 했습니다.
그래서 특수협박과 더불어 주거침입 혐의까지 더해져 또다시 재판을 받게 되었죠. 데이트폭력처벌법 제정되지 않았기에 일반 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겁니다.
이번에도 피해자는 법원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습니다. A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했습니다. 실형을 선고한 건데요.
이에 데이트폭력 피고인 A씨는 원심이 선고한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담당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쌍방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그렇다면 항소심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항소심 재판부 "2개월 추가 … 징역 1년" 선고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10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2개월이 더 늘어난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사 측 주장을 받아들인 건데요.
법원은 A씨가 누범 기간에도 자숙하지 않은 채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데이트폭력처벌법 등으로 처벌할 순 없었지만, 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엄벌을 내린 것이죠.
무엇보다도 피해자가 거듭 A씨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지만, A씨에 대한 양형에 이러한 의사표시를 어느 정도로 반영해야 하는지와 관련, 교제폭력 사건에서 나타나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았죠.
여기서 말하는 '특수성'이란, ✔가해자와 피해자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두 사람 모두 범죄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점, ✔그 관계가 지속되는 한 용서와 화해가 반복되면서 범행이 단절되기 어려운 특성이 있는 점, ✔평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경제적, 정신적으로 의지하고 있어 가해자가 구속되면 생활에 불편함을 겪어 선처를 탄원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 등을 뜻합니다.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A씨를 선처하는 것은 재범 방지, 교화 등 형벌의 본래적 목적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범행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에도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20. 11. 12. 선고 2020노335, 1016(병합) 판결]
데이트폭력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법원 또한 교제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엄벌하는 추세인데요.
법원에서는 데이트폭력에 대해 "흔히 말하는 사랑싸움이 아니라 엄연한 '범죄'의 일종으로, 통상 가해자와 피해자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범행이 장기간 지속되고,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애정, 증오, 원망, 소유욕 등 복합적인 감정이 폭발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게 되어 결국 중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바, 사회적 폐해가 큰 심각한 범죄"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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